푸드테크·그린바이오 신기술 상품화…글로벌 기업도 관심
[다가올 60년, 미래 먹거리는] (3) 푸드테크·그린바이오
세계로 뻗는 농식품 업체
푸드테크 ‘루츠랩’
배 석세포 추출기술 최초 개발
미세플라스틱 천연 대체재로
그린바이오 ‘가나종묘’
미백성분 풍부한 육종토마토
기능성 식품·화장품 소재로

▲ 배에서 추출한 친환경 건강기능식품 소재이자 식품첨가제 '석세포.'
“남겨진 것들로 남겨질 것들을 보호합니다.”
2020년 설립된 푸드테크 기업 루츠랩(대표 김명원)의 슬로건이다. 루츠랩은 버려지는 농수산 부산물을 이용해 친환경 원료를 개발·판매한다. 배 ‘석세포’를 추출해 화장품에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을 대체하는 것이 핵심 사업이다. 석세포는 배를 먹을 때 입안에서 까끌까끌하게 느껴지는 물질이다.

▲ 천연 원료들을 활용한 뷰티 브랜드 ‘페어링’ 제품. 루츠랩
루츠랩이 푸드테크산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앞서 화장품 업계 판도를 바꾼 미세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년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화장품 원료로 인기가 높던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했다.
루츠랩은 ‘푸드 업사이클링(upcycling)’을 위해 석세포 양산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석세포를 기반으로 천연 연마제인 ‘페어셀’을 생산, ‘페어셀 파우더’ 화장품도 개발했다. 이후 루츠랩은 로레알·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샤넬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코스메틱 기업과 협업하며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김명원 대표는 “올해 안으로 본격적인 원료 공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루츠랩은 낙과 등 국산 배 폐부산물을 공급받아 배농가의 소득 창출과 폐기물 처리비용 절감에도 기여한다. 이같은 상생 경영으로 설립 이후 지역에 환원한 금액이 약 2억원이다.
김 대표는 푸드테크산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업의 관련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국내 푸드테크는 식품 가공·유통에 테크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많이 알려지고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버려지는 폐부산물 등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후방산업에도 기업들이 진출해야 푸드테크산업의 폭 넓은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바이오 분야에서도 눈길을 끄는 기업이 있다. 전남 담양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가나종묘(대표 안예원)다. 가나종묘는 자체 육종한 고기능성 토마토를 기능성 식품과 화장품 소재로 활용한다.
가나종묘의 신품종 토마토 ‘루비벨’은 자외선 차단 효과와 피부 미백 기능을 가진 기능성 물질 ‘파이토엔(phytoene)’과 ‘파이토플루엔(phytofluene)’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특히 ‘루비벨’은 올해초 담양군과 브랜드화 업무협약을 하면서 지역 브랜드 ‘토담토담’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이를 통해 담양지역에서 생산하는 토마토의 명품화, 글로벌 브랜드화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의료재단 ‘히마와리’와도 협력해 기능성 화장품 시제품을 제작하고 수출을 추진 중이다.
안예원 대표는 “기업들이 도전하는 분야에서 방향을 제시해주고 과정을 도와줄 컨설팅이 있다면 그린바이오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아영 기자 aaa@nongmin.com